부서진 석벽 틈새로 흙먼지가 비 오듯 쏟아져 내렸다.
강철 거미의 파편이 바닥을 구르며 매캐한 연기를 뿜어냈다. 목덜미를 옥죄던 질식 결계가 산산이 깨져 나가자, 지하 열람실을 메우고 있던 서늘한 이끼 냄새와 타버린 금속의 비린내가 단숨에 폐부 깊숙이 밀려들었다.
엘리시아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떨리는 오른팔을 내렸다. 살갗 아래 깃든 여덟 갈래 별 문양에서 푸른 불씨가 사그라지는 것과 동시에, 뼈마디를 도려내는 듯한 냉기가 손끝에서부터 어깨를 향해 치고 올라왔다. 각인을 억지로 개방해 생명력을 깎아 먹은 대가였다. 무릎이 꺾이며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려는 순간, 라온이 황급히 다가와 팔을 뻗었다.
"공녀님!"
라온의 떨리는 손길이 닿기 직전, 엘리시아는 부서진 책장 모서리를 움켜쥐며 스스로 몸을 바로 세웠다. 거친 숨 사이로 이가 딱딱 부딪칠 만큼 시린 오한이 턱 끝까지 차올랐으나,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라온의 손을 밀어냈다.
"기대지 않겠다고…… 말했을 텐데요."
"하지만 손이 온통 찢기셨습니다. 무리해서 각인을 폭주시키시면 뼛속까지 마나가 타들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