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부 발코니 난간을 박차고 내리뜬 발밑으로 붉은 폭풍이 사납게 소용돌이쳤다.
공중을 가르는 서늘한 낙하의 감각도 잠시, 카엘의 푸른 오러가 바닥에 부딪히기 직전 부드러운 완충막을 형성했다. 세 사람은 마법 학회 본관과 중앙 공명실을 잇는 드넓은 주랑 회랑의 대리석 바닥에 거친 마찰음을 내며 착지했다. 사방을 둘러싼 대리석 기둥들은 상공에서 쏟아지는 검붉은 벼락을 맞아 거미줄 같은 균열을 드러내고 있었다.
착지와 동시에 엘리시아의 오른손 손바닥에서 끔찍한 작열감이 치솟았다.
새겨진 여덟 갈래 별 문양이 공명실 쪽을 향해 맥동할 때마다 살갗이 타들어 가는 고통이 팔을 타고 어깨뼈까지 번졌다. 문양의 틈새로 배어 나온 핏방울이 손등을 타고 흘러내려 차가운 바닥 위로 붉은 자국을 남겼다. 결계의 파괴를 감지한 각인이 주인의 생명력을 무자비하게 쥐어짜 내며 결계를 수복하려 발악하는 탓이었다.
엘리시아는 입술을 짓이기며 비틀거리는 다리에 억지로 힘을 주었다. 걸음을 멈출 수는 없었다. 반 각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공명실에 닿지 못한다면 결계는 무너지고 온 수도가 불바다에 잠길 터였다.
그때 회랑 전방의 아치형 회랑 천장에서 거대한 암흑 마력의 덩어리가 쐐기처럼 곤두박질쳤다. 베르만이 결계 회랑 전체에 걸어 둔 암흑 차단 결계가 침입자를 감지하고 반응한 것이었다.